장자의 ‘진구비강’이란 무엇인가?
김신웅
작성일 : 19-10-25 23:45  조회 : 29회 

내가 자주 뇌이는 말인 ‘멋대로 하라. 그러면 안 되는 일이 없다.’라는 문장을 만든 장본인이 철학자 최진석 선생이다. 그 분이 유튜브에서 철학 강의를 하는 것을 오늘 알게 됐다. 이야기해 보자.
 
요즘도 집에서 하릴 없이 지낸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들어오거나 요즘은 가을 날씨가 좋아 산책을 하며 바람을 많이 쐰다. 그러다 집에 들어오면 꽤 심심하다. 그렇다. 아직 나는 나만의 놀이를 찾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심심해서 우연히 알게 된 게 최진석 선생의 철학 강의다. 그 중에서도 장자 철학 강의다. 요즘 몇 번 들은 건 법정스님 법문이었는데, 맑고 있는 그대로 이 순간을 느끼게 해 주어 좋았다. 그리고 여전히 가끔씩 김어준 총수의 강연을 듣는다. 그의 강의는 삶을 매우 단순하게 인식시켜주고, 젊음을 불태워줘 그 맛이 참 좋다.
 
최진석 선생이 일을 냈다. 서강대 철학과 교수직도 그만두고, 창의적 인재를 양성한다던 건명원이란 교육 기관도 그만뒀다. 나는 이 둘 모두 좋게 본다. 그리고 이번에 철학 강의를 하는 것을 유튜브에 올리신다.
 
오늘 들은 건, 장자에 나오는 ‘진구비강’이란 것에 대해서다. 여러 가지를 들었는데 이 부분이 가장 와닿고 기억에 남는다. 왜냐하면, 요즘 나도 비슷한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도서관에서 가끔 가는 코너가 오쇼 책 근처다.
 
오쇼는 말한다. 추종자들이 되면 길을 잃고 만다. 자기 자신으로 남아라. 그러면 자기의 원초적 특성을 지킬 수 있다. 예수, 부처, 공자, 노자 등 위대한 인물들은 남을 닮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 될 뿐이었다.
 
임제 선사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여라. 결국 남을 존경하며 닮으려 하지 마라. 너는 너의 길을 가라. 너는 너의 운명이 정해진 길, 그 길을 가라.
 
가끔 스승의 가르침에 너무 감복 받아 그 스승에게 매몰되는 제자가 있다. 그러지 말라. ‘스승을 욕보여라. 그럼으로써 가장 훌륭한 제자는 영원히 스승을 빛나게 한다.’라고 대략 니체가 말했다.
 
한국 학생들은 너무 얌전해 빠졌다. 잘못 교육된 것이고, 세상에 길들여진 것이다. 호랑이와 같은 맹수적인 야성이 있어야 한다. 내 안에서 주체하지 못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불쑥 터져 나오는 것, 그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진구비강이란 무슨 뜻이냐? 내 몸의 작은 때와 쌀의 겨를 말한다. 그처럼 보잘 것 없는 것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인, 그러니까 삶을 제대로 살줄 아는 사람은 그것으로도 요임금과 순임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이 말은 자기만이 갖고 있는 아주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 이 자체에 우리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남을 추종하지 말고, 남의 눈치를 보지 말자. 우리 안에 있는 원초적 특성을 드러내자. 이게 모두 두려움의 영역이다. 그러니 우리는 삶에 임함에 있어 좀 더 용기를 내야 한다. 모든 현자가 말하는 게 ‘두려워 마라’다.
 
이 글에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도 그것이다. 삶은 따지고 보면 두려워 할 게 별로 없다. 우리는 오늘 죽으나 내일 죽으나 사실 별로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오늘 하루 밥벌이에 져서 혹은 현실과 타협해서 우리는 주저앉고 만다. 그럴 때 삶은 황무지와 다를 게 없는 것이 된다.
 
오늘 오랜만에 최진석 선생의 강의를 잘 들었다. 삶의 생기를 잃은 사람이나 인생의 무료함에 빠진 이들이 있다면 들어보자. 우리의 열정이 펄펄 살아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신웅 심리치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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