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용서해야 하는가?
김신웅
작성일 : 19-07-21 16:56  조회 : 91회 

먼저 처음부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목이 왜 하고 싶은가? 라고 하지 않고, 해야 하는가? 라고 한 것이란 거다. 그 이유는 아직 용서는 내게서 먼 마음 상태이지 싶어서다. 역시 정호승 시인의 시를 읽다가 이 글이 쓰고 싶어졌다.
 
요즘 나는 화가 많이 났다. 그러면서 내 자존감 문제도 돌아볼 수 있었고, 내 안에 분노가 심하게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어머니의 행동에 대해 12년이나 내심 화가 나 있는데 그 분노감을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솔직히 난 내가 그렇게 분노가 심한 상태인지 몰랐다. 상담 시간에 선생님께서 가끔 “화가 난 아이는 어떻게 해 줘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져 주셨지만, 난 그게 뭘 의미하는지 잘 깨달을 수 없었다. 그만큼 자신이 자기를 이해한다는 건 예사 일이 아니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게 아닌지 이제야 이해된다.
 
아무튼 나의 분노를 접하니, 한동안 세상이 분노의 관점에서 바라보였다. 그랬더니 세상 사람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두 분노해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애정결핍도 누구나 차이가 있겠지만 모두 있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읽은 책에 우리 인간에게 속해 있는 기질과 요소는 동일하다고 한다. 그걸 각자 어떻게 배치하고 균형을 잡느냐에 따라 우리 성격이 결정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분노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하기 힘들다는 용서와 가장 크게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모에게 충분한 만큼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마음속에 분노를 담게 된다. 그런데 아이 때는 부모가 처벌할까 무서워 그 감정을 표출시키지 못한다. 그 남아 있는 분노를 우리는 친구 관계나 연애를 하며 드러내는데, 상대가 성숙하면 잘 받아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다툼이 되기 일쑤다.
 
대략 분노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으니, 이제 제목과 함께 결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어가면 좋겠다. 왜 우리는 용서해야 하는가?
 
나의 경우를 들어 더 설명해 본다. 현재 내 생활은 객관적으로 상당히 지체되어 있는 모습이다. 남들의 시선이나 객관적인 시각을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요즘 생활하면서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저절로,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지? 라는 질문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내 삶이 성장지체에 빠진 모양새가 아니냐는 거다.
 
불세출의 정신의학자 스캇 펙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설명했다. 우리는 곧잘 어렸을 적 상처 입은 모습 그대로 성장해서도 살아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이 상태의 모습을 보라구! 라며 남들에게 자신을 호소하고, 실제로 자신의 삶을 갉아 먹고 있다. 스캇 펙은 용서만이 이런 모습의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용서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우리는 어려서 우리에게 상처를 준 부모를 용서해야 한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자신의 삶이 성장하고 진도가 나가려면, 용서가 아니고서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게 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치유란 작업 자체도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삶은 제 때 해야 할 과업이 있다. 그걸 당시에 못하고 지나가면 마음에 짐이 남는다. 내가 요즘 마음에 상처가 있고, 삶이 힘든 사람들에게 제 때 심리치료를 받으면 좋은 이유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기도 하다. 스캇 펙은 속담을 끌고와 ‘제 때의 한 땀이 나머지 아홉 땀을 던다’라고 했고, 우리 속담에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게 있다.
 
나는 왜 용서해야 하는가? 더 이상 내 삶을 지체시킬 수 없어서다. 한 번 뿐인 소중한 인생인데, 삶을 가지고 소설을 쓴다는 건 상당한 낭비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제 다시 최선을 다해 살려고 한다. 내 언어로 이야기하면 지금은 모험을 시작했고, 원하는 것을 알게 됐으니, 그것을 갖고 현실로 되돌아와 넓은 대로로 나서는 삶을 사는 게 그것이다.
 
김신웅 심리치료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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